슈트 입은 70세 인턴을 만나다
2015년 9월 24일에 개봉한 로맨틱 코미디 영화이다. 왓 위민 원트, 로맨틱 홀리데이,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 사랑은 너무 복잡해 등 주로 로맨틱 코미디를 연출해 왔던 여성 감독 낸시 마이어스가 각본을 쓰고 연출까지 한 영화이다. 본 작은 전체 작품들에 비해 로맨스와 코미디 요소가 많지 않다. 앤 해서웨이와 로버트 드 니로가 주연을 맡은 영화이다.
창업한 지 1년 반 만에 220여 명의 직원을 둔 성공 신화를 이룬 줄스(앤 해서웨이)는 TPO에 맞는 패션 센스에 관한 업무를 위해 사무실에서도 자신의 체력을 끊임없이 관리하고 늦은 시간까지 일을 하는 직원들을 챙겨주고, 고객을 위해 잡다한 일까지 도맡아 하는 열정적인 30세의 여성 CEO가 그간의 직장생활에서 느끼고 배운 노하우와 다양한 인생 경험이 무기인 70세의 벤(로버트 드 니로)을 인턴으로 채용하게 된다. 인생의 시련과 평탄하지 않은 삶을 지혜로움으로 이겨낼 수 있고 삶의 노련함을 배울 수 있는 따뜻한 영화이다. 두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연기력이나 비주얼이 두드러지기 때문에 보는 즐거움도 있다.
억셉티드와 마찬가지로 사회의 좋지 않은 모습을 비판하는 면모가 있다. 억셉티드가 입시를 위한 교육에 대해 풍자한 영화라면 인턴은 취업 난이 심각한 지금의 모습을 나이 제한과 사회 전반의 성차별 문제 또한 다루고 있는 영화이다. 다만, 장르가 로맨틱 코미디이기 때문에 이런 요소들의 영화의 바탕이 될 뿐이고, 작품 전체적 흐름에는 딱히 영향이 없다. 인턴에 등장하는 주인공들 간의 인간관계에 대해 더 집중시킨 영화이다. 이 영화에서 다루는 이슈와 논란은 우리나라에서도 흔하게 일어나고 볼 수 있는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영화에 이해와 공감 감정이입을 쉽게 할 수 있다.
65세 이상의 노인 인턴 프로그램 시작
인터넷 의류 업체 "About the Fit"의 창업을 한 줄스 오스틴은 기업의 사회를 위해 힘쓰기 위해 65세 이상 노인 대상으로 인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과거 전화번호부 회사에서 임원으로 근무하다가 정년퇴직을 한 아내와 사별 후에는 그동안 쌓여 있던 마일리로 여행을 떠 난 70세의 벤 휘태커는 다시 사회로부터 자신의 필요성과 존재를 느끼고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서 인턴 프로그램에 지원하여 합격한다. 벤은 줄스의 개인 인턴으로 지정되어 업무를 시작하게 되고 줄스는 그런 벤에게 의심을 품는 입장이다. 그러나 벤의 연륜에서 나오는 삶을 살아가는 방법과 각종 노하우들을 보면서 신뢰를 쌓아가기 시작한다. 개인 운전기사도 맡게 되고 둘은 둘도 없는 친구가 된다. 또한 벤은 회사 내부의 마사지사인 피오나와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되며 나이가 어린 회사 동료들에게는 연애 상담, 클래식 느낌의 패션을 알려주며 아버지와 같은 친근한 관계로 발전해간다.
한편, 줄스는 부엌에서 시작한 회사가 18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220명의 직원을 둔 회사로 빠르게 성장한 만큼 더욱 어려워지고 힘든 상황에서 보다 전문적인 경영을 하기 위해서 외부의 CEO를 영입하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다.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잘할 수 있다는 열정을 갖고 있는 일이었지만 외부 CEO 스카우트를 하게 되고 자신의 시간을 확보해 그동안 하지 못한 남편 매트와 딸 페이지와 함께 하는 시간을 늘리며 가정을 위해 살고자 타협하며 자신의 꿈을 포기하겨 한다.
어느 날, 동급생의 파티가 끝난 페이지와 함께 집으로 가던 중, 벤은 매트가 페이지 친구의 엄마와 외도하고 있는 현장을 보게 된다. 이 사실을 줄스에게 전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깊은 고민을 하지만 사실은 줄스도 매트의 외도에 대해서 조금은 알고 있었다. 줄스는 많은 시간을 집에서 보내게 되면서 남편과의 관계도 전보다 좋아지게 되고 그들의 결혼 생활을 예전으로 되돌릴 수 있을 거라는 믿음으로 본인의 꿈을 포기한 채 CEO 스카우트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게 된 것이다.
이후 샌프란시스코에서 CEO 후보를 만나 미팅을 하기 직전에 고용하기로 하고, 벤과 남편에게 이 사실을 말한다. 그러나 줄스가 회사에서 돌아오자마자 매트는 줄스에게 외도를 한 사실을 솔직하게 얘기한다. 그 또한 결혼 생활을 예전처럼 돌리고 싶지만 그 때문에 줄스의 꿈을 포기하는 것을 원하지 않아 스카우트한 CEO를 재고하도록 설득한다. 결국 줄스는 외부 CEO 스카우트를 하지 않기로 마음을 먹고 그 소식을 제일 먼저 벤에게 알려주기 위해 벤을 찾는다. 그러나 사무실의 벤의 자리는 텅텅 비어있었고 줄스는 벤을 찾아 나선다. 벤은 공원에서 태극권을 수련하고 있었고 줄스가 좋은 소식을 전할 게 있다고 말하자 벤은 태극원이 수련이 끝나고 얘기하자고 한다. 둘이 태극원을 함께 하는 장면으로 영화는 끝이 난다.
지혜롭고 현명하게 늙어간다는 것
영화 인턴은 줄스가 벤과의 만남을 통해 성장해 가는 과정이다. 젊은 CEO줄스는 뛰어나지만 어리기에 생활과 일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방황하는 어른이다. 그녀는 뛰어난 능력에 비해 불안정하고 잦은 실수가 많다. 그런 그녀에게 별다른 일을 도맡아 해 주지는 않지만 묵묵히 그 모습을 지켜보고 곁을 지키면서 그녀의 고민과 정신적으로 지쳐 있는 순간마다 도움을 주는 모습이 어른스럽게 느껴졌다. 직장에서의 매너리즘이나 정신적으로 지쳐있는 분들이 보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힐링이 필요할 때 보기 좋은 영화인 것 같다. 내용이 어렵지도 않고 잔잔하게 진행되는 전개가 부담스럽지 않고 편하게 볼 수 있는 영화이다. 앞으로 나도 늙어가겠지만 어떠한 상황이나 주변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으면 묵묵하게 그 곁을 지키면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늙어간다는 것 과연 어른이 되는 걸까?